농가소득 10년 새 46.9% 늘었는데…농사로 번 돈은 4% 증가 그쳐

- 경영비 25.9%↑…10㏊ 이상 농가 농업소득 37.6% 감소
- 50세 미만 농가 농업용 부채 60.4% 급증…“수익성·상환능력 함께 관리해야”

김도균 기자 damyangjournal@daum.net
2026년 09월 28일(월) 06:14
[담양신문] 농가의 전체 소득은 지난 10년간 크게 늘었지만 정작 농사를 지어 벌어들이는 농업소득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소득 증가분 상당 부분을 이전소득이 메운 가운데 경영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농업 자체의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지난 16일 ‘KREI 이슈+’ 제59호 ‘2025년 농가경제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농가소득은 2015년 3722만 원에서 지난해 5467만 원으로 10년간 46.9% 증가했다. 그러나 농업소득은 같은 기간 1126만 원에서 1171만 원으로 4.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농가소득에서 농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30.2%에서 21.4%로 8.8%포인트 하락했다. 농가의 전체 소득 규모는 커졌지만 농업 자체에서 벌어들이는 돈의 비중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농업소득 빈자리는 이전소득이 채워

농업소득의 비중이 낮아진 자리는 이전소득이 메웠다.

이전소득은 2015년 791만 원에서 지난해 1990만 원으로 151.6% 증가했다. 농가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1.2%에서 36.4%로 높아졌다.

특히 이전소득은 2019년 처음으로 농업소득을 넘어선 뒤 지난해에는 농업소득의 1.7배 수준까지 벌어졌다. 이전소득 가운데 공적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95.7%에 달했다.

농가소득이 늘어난 배경을 볼 때 농업 자체의 수익성 개선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경영비가 수익성 발목…대농일수록 타격 커

농업소득이 정체된 주요 원인으로는 경영비 상승이 꼽힌다.

지난 10년간 농업총수입은 18.6% 증가했지만 농업경영비는 25.9% 늘었다. 특히 노무비가 84.9% 증가해 재료비 증가율 29.2%, 일반경비 증가율 16.6%를 크게 웃돌았다.

그 결과 농업소득률은 33.4%에서 29.3%로 4.1%포인트 떨어졌다. 농사를 지어 벌어들인 총수입에서 실제 농업소득으로 남는 몫이 줄어든 것이다.

규모가 큰 농가일수록 상황은 더 두드러졌다.

10㏊ 이상 농가는 농업총수입이 3.0%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경영비는 23.3% 늘었다. 이에 따라 농업소득은 4295만 원에서 2681만 원으로 37.6% 감소했고, 농업소득률도 33.3%에서 20.1%로 크게 떨어졌다.

5~7㏊ 농가 역시 농업총수입이 70.8% 증가하는 동안 경영비가 107.7%나 늘었다.

단순히 영농 규모를 키우는 것만으로는 과거와 같은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보고서를 작성한 오년호 KREI 부연구위원은 영농 규모 확대가 반드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번 분석이 보여준다고 밝혔다.

50세 미만 농가, 투자 늘면서 부채도 급증

영농 기반을 확대하려는 젊은 농가의 재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50세 미만 경영주 농가의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2023년 16.6%에서 지난해 20.1%로 3.5%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농가 평균 7.2%와 비교하면 약 2.8배, 70세 이상 농가의 3.9%와 비교하면 5.2배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50세 미만 농가의 자산은 6억9541만 원에서 6억9864만 원으로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부채는 1억1507만 원에서 1억4031만 원으로 21.9% 증가했다.

특히 농지와 시설, 농기계 등 영농 자본 투자와 관련된 농업용 부채가 6060만 원에서 9723만 원으로 60.4% 급증했다.

영농 초기 농지와 시설 등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젊은 농가일수록 초기 자본 부담과 향후 상환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비용 보전보다 농업 자체의 수익성 높여야”

KREI는 농업소득을 안정시키기 위해 단순한 비용 보전 중심의 접근을 넘어 농업 자체의 수익성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수취가격 안정과 계약재배 확대, 유통·판매 조직화, 농업수입안정보험 등 위험관리 수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청년농 정책 역시 신규 진입자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진입 이후의 재무 건전성과 영농 지속성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오 부연구위원은 정책금융의 공급 규모뿐 아니라 실제 상환능력과 현금흐름, 농업소득 개선 여부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임대형·단계형 지원과 장기 거치·분할 상환, 경영 컨설팅, 사후관리 체계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분석이 보여주는 핵심은 농가의 ‘전체 소득 증가’와 농업의 ‘수익성 개선’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농가소득은 늘었지만 농업소득은 정체됐고, 경영비와 투자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 특히 규모화를 추진하는 농가와 영농 초기 투자에 나서는 젊은 농가의 경우 매출이나 자산 규모뿐 아니라 실제 농업소득과 현금흐름, 부채 상환능력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담양을 비롯한 지역 농업 현장에서도 규모 확대 자체보다 경영비를 얼마나 통제하고 안정적인 판로와 수취가격을 확보하느냐가 농업소득을 좌우하는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도균 기자 damyangjourna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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