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교육청 AI정책, “현실 외면한 선언”…교육 본질 흔들 우려 확산 - 화려한 비전 속 실행 전략·예산 근거 미흡…현장은 기초학력 붕괴·운영난 호소 김도균 기자 dysm.kr@daum.net |
| 2025년 12월 11일(목) 1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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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은 △동북아 AI에너지밸리 조성 △AI 인재 생태계 구축 △AI 기반 교육혁신 등 화려한 비전과 구호를 내세웠지만, 실제 내용은 근거와 현실성이 부족하고 실행 전략 또한 모호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교육의 본질과 현장의 문제를 외면한 채 산업 논리에 편승한 선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산업 전망보다 인간 중심 역량 강화가 먼저
전문가들은 미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핵심은 산업 예측이 아니라 어느 사회 변화 속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기본 역량이라고 강조한다. *
아울러 AI의 확산이 저숙련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하며, 교육은 기초 문해력, 비판적 사고력, 공감 능력, 민주시민성과 같은 ‘인간 중심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AI 시대일수록 인간 고유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며, 기초 학력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AI 교육은 오히려 학습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AI 만능주의’에 기댄 정책…현실 진단은 부재
전남교육청은 미래교실 모델로 '2030교실'을 제시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기초학력 저하와 읽기·쓰기·토론 능력 약화 등 학습 기반 붕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중학교 교사는 “학생들의 독해력과 문장력이 해마다 떨어지는 상황에서 AI 기기를 늘린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며 “기본이 무너진 상태에서 첨단 기술을 도입하는 건 사상누각”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처럼 기초 교육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AI 중심 시설 투자와 이벤트성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은 오히려 학습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학습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예산 위기 속 대규모 투자…“전시행정 아니냐”
각급 학교가 기본운영비 축소, 기자재 교체 지연, 겸임비 미지급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교육청이 AI 인프라 구축·플랫폼 개발·특성화고 신설 등 대규모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전시행정”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고등학교 행정실장은 당장 시급하게 보수해야 할 시설이 예산 부족으로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십억 원이 투입되는 AI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우선순위를 다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남판 실리콘밸리’만 강조, 인재 수요 분석 소홀
교육청이 “전남을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정작 지역 산업의 실제 인재 수요에 대한 분석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데이터센터와 AI 산업은 자동화 비중이 높아 고용 효과가 제한적임에도, 교육청은 ‘AI 산업=지역 고용 확대’라는 단순 논리로 정책을 설계하고 있어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소수의 고급 인력 외에는 자동화로 운영된다”며 “지역 청년 고용에 미칠 영향은 기대보다 훨씬 작다”고 지적했다.
특화학교 신설…공교육 체계 흔들 우려
전남교육청이 추진하는 에너지영재고·AI융합고·AI마이스터고 등 특화학교 신설 계획 역시 공립학교 전체 체계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 배치·교원 조정·교육 형평성 등 중대한 구조 변화가 수반되지만, 사전 검토나 현장 의견 수렴 없이 발표된 점에서 성급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설립 계획과 재원 조달 방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혀 정책 준비가 미완성 단계임을 시사했다.
또한 소수 영재 중심 정책은 ‘모든 학생을 위한 AI 기초 역량 강화’라는 공교육의 목표와도 거리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학부모는 “소수 엘리트 육성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AI 시대를 살아갈 기본 역량을 갖추도록 돕는 것이 공교육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AI는 수단일 뿐…교육 본질 회복이 먼저
전문가들은 AI는 교육을 위한 ‘도구’이지 ‘목적’이 될 수 없다며, 전남 학생의 다수는 AI 개발자가 아니라 AI를 활용하는 시민으로 성장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교육정책은 기술 중심이 아니라 인간 중심 역량 강화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미래교육의 출발점은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배움의 질이며, AI 열풍에 편승한 선언적 정책보다 교실의 기초교육을 먼저 바로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남교육청의 이번 AI 선언은 화려한 수사에 비해 실질적 대책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지역 교육 현장에서는 “AI 중심 비전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교실 속 기본을 지키는 일”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으며, 근본적 정책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최숙영, 생성형 AI 시대의 미래 인재를 위한 핵심역량 프레임워크와 교육 방안, 컴퓨터교육학회 논문지 2024년 제27권 제9호, p.23
김도균 기자 dysm.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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