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교육청이 10억 7,500만 원을 투입해 새로 건립한 목포 유달중학교 화장실. (전남도교육청 제공)

[담양신문] 전라남도교육청의 '선진형 학교 다 담은 화장실 사업'을 둘러싼 예산 배분 논란이 구체적 수치로 드러나면서 지역 간 형평성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양군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담양군 관내 학교들은 2022년부터 현재까지 4년간 총 10개교에서 화장실 증축 및 보수 공사를 진행했으며, 이에 투입된 예산은 총 13억 9,430만 7,520원이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학교당 평균 약 1억3,943만 원 수준으로, 목포 유달중학교 한 곳에 투입된 10억7,500만 원과 비교해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담양군의 경우 10개 학교가 받은 전체 예산이 13억9천만 원인 반면, 목포 유달중학교는 단독으로 10억7천만 원을 배정받아 담양군 전체 예산의 77%에 달하는 금액을 한 학교가 사용한 셈이다.

동일한 교육청 사업인데 지역차별 심각

담양 지역 교육계에서는 같은 전남도교육청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지역별로 예산 배분에 큰 격차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담양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우리 학교도 노후 화장실로 인한 학생들의 불편이 크지만, 목포 지역 학교들과 비교해보면 예산 지원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같은 도교육청 사업인데 왜 이런 차이가 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학교 관계자는 ”담양군 4년 동안 전체 10개 학교가 받은 예산으로도 목포 유달중학교 화장실 하나와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이것이 과연 공정한 교육 예산 배분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농어촌 지역 교육격차 해소 명분 무색

전남도교육청은 지난 11자 보도자료에서 '다 담은 화장실 사업'에 대해 “학생 수 50명 미만 작은 학교도 포함해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예산 배분을 보면 도시 지역 학교에 집중적으로 투입되고, 상대적으로 농촌 지역인 담양군 학교들은 소외된 것으로 나타나 교육격차 해소라는 명분이 무색해지고 있다.

담양 지역의 한 학부모는 “농어촌 지역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사업이라고 하면서 정작 농촌 지역 학교들에는 예산을 제대로 배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는 교육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투명한 선정 기준과 예산 배분 근거 공개해야

이번 조사 결과로 전남도교육청의 '다 담은 화장실 사업' 예산 배분에 대한 형평성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담양군의 경우 4년간 10개 학교에 평균 1억4천만 원씩 투입된 반면, 목포 유달중학교는 단독으로 그의 7.7배에 달하는 예산을 받았다는 것은 합리적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전남도교육청은 지역별, 학교별 예산 배분의 격차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업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 교육 예산이 공정하게 배분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제한된 교육 예산이 지역 간 균형 있게 배분돼 모든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