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정신과 담양…‘정의여행’ 거점으로 도약할 적기

문화
5·18 정신과 담양…‘정의여행’ 거점으로 도약할 적기
- 12·3 비상계엄 시민 행동, 5·18 정신과 연결…비폭력 시민 정신 주목
-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계기로 담양을 정의여행 중심지로 만들 카이로스
  • 입력 : 2026. 02.21(토) 05:40
  • 김도균 기자
Tazim Jamal, James Higham|Routledge|2021
[담양신문]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무력 충돌 없이 민주주의를 지킨 대한민국 시민들이 2026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추천이 시민들이 보여준 비폭력 저항 정신을 국제 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며, 지금이 담양을 홍보할 최적기라고 강조한다.

김의영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번 추천은 한국 시민이 보여준 비폭력 행동의 의미가 노벨평화상의 취지와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추천에는 김 교수와 세계정치학회 전·현직 회장, 파블로 오냐테 스페인 발렌시아대 정치학 교수 등 4명이 참여했다.

5·18 정신과 담양 고서면, '정의여행(Justice Tourism)' 연결

1980년 광주에서 시작된 5·18 민주화 운동은 비폭력 시민 저항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5·18묘역은 담양군 고서면 인근에 자리하고 있어, 방문객이 역사적 체험과 의미를 직접 느낄 수 있다.

1982년 3월 성산마을에서는 당시 전두환 대통령 부부의 방문을 기념한 '민박 기념비'가 마을 어귀 도로변에 세워졌다. 그러나 담양 군민들은 이를 그대로 두지 않았다. 6월 항쟁 이후 전씨가 물러나자 한 청년이 해머로 비석을 부쉈고, 마을에서 새 비석을 제작하자 광주 지역 재야인사들이 1989년 1월 몰려가 곡괭이로 내리쳤다. 이후 비석을 짚단 속에 숨겨두었다는 제보가 이어졌고, 1994년 1월 광주·전남 민주동지회 회원들이 성산마을을 다시 찾아 짚단과 낙엽 속에서 비석을 발견해 완전히 부쉈다.

이렇게 수차례 파쇄된 비석의 잔해는 현재 광주 5·18 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 입구 바닥에 거꾸로 뒤집힌 채 매설돼 있다. 참배객들은 이 비석을 밟고 지나가며 역사의 심판을 몸소 체험한다. 비석 앞 안내문에는 "5월 영령의 원혼을 달래는 마음으로 비석을 짓밟고 가 달라"고 적혀 있다. 5·18묘역에서 단죄비를 거쳐 대숲으로 이어지는 공간은 방문객이 역사를 돌아보고 비폭력 시민 정신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장소로, 담양이 정의여행의 잠재적 거점으로 주목받는 이유를 보여준다.

정의여행과 담양의 가치

2021년 출판된 『Justice and Tourism: Principles and Approaches for Local‑Global Sustainability and Well‑Being』(Routledge)에 따르면 정의여행은 역사적 진실과 공정성, 윤리적 체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관광이 지역 주민의 권리와 정체성을 존중하고, 문화적·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스페인 세비야의 역사적 도심,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의 둥갓 축제, 중국 홍허 하니 계단식 논, 과테말라 마야 공동체, 에콰도르 아마존 차크라 루트 등 세계 각지의 사례를 통해 정의여행이 지역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상생을 도모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사례들의 공통점은 지역민의 권리와 자긍심, 역사적·문화적 의미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을 때 정의여행이 성립한다는 점이다.

담양 역시 12·3 비상계엄과 5·18 시민 행동, 성산마을 단죄비와 5·18묘역, 대숲 등 역사적·문화적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어 세계 정의여행 모델로 확장될 잠재력이 크다. 이번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은 담양의 역사적 의미와 비폭력 시민 정신을 세계에 알릴 기회로, 지금이 바로 담양을 정의여행 중심지로 홍보할 적기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이 담양의 역사적 의미를 알릴 때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으로 세계가 대한민국 시민들의 비폭력 시민 정신에 주목하고 있는 지금, 5·18 정신과 5·18묘역 인근 담양군 고서면과 성산마을의 활동을 중심으로 담양을 정의여행 중심지로 알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2026년 7월 출범 예정인 광주·전남 통합특별시는 광주와 전남의 경계를 허물고, 담양을 정의여행 중심지로 도약시키는 발판이 될 수 있다.

5·18묘역과 단죄비를 거쳐 담양 대숲으로 이어지는 '민주주의 숲길(가칭)'은 역사적 기억과 자연 속 치유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담양만의 특별한 장점이다. 여기에 국제 민주주의 교육 프로그램까지 더해진다면, 담양은 비폭력 시민 정신을 배우고 느끼는 세계적 학습의 장으로 발전할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담양은 비폭력 시민 정신과 역사적 체험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할 잠재력을 가진 지역이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담양군의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된다.
김도균 기자 dysm.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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