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신문] 지난해 담양을 찾은 관광객은 1600만 명에 달했다. 죽녹원과 메타세쿼이아길 등 유명 관광지를 보유한 담양은 해마다 외국인 관광객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연간 1600만 명이라는 압도적인 관광객 수에 비해 외국인 관광객의 비중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대부분이 국내 관광객이며, 특히 수도권과 광주권에서 당일치기로 다녀가는 관광객들이 주를 이룬다. 이는 담양 관광산업의 수익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다.

전남 동서 관광 불균형, 담양의 기회

전남의 주요 관광지는 동쪽인 여수와 순천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다. 여수 엑스포해양공원과 오동도,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등이 국내외 관광객들을 대거 유치하고 있는 반면, 서쪽에 위치한 담양을 비롯한 지역들은 상대적으로 관광객 유치에서 뒤처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담양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전남 서부권의 관광 거점으로서 담양이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간 16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담양의 저력을 바탕으로 보다 체계적인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다.

구곡순담 연계 관광,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의 현실적 대안될수도

담양의 관광수익 증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현재 담양을 찾는 관광객의 대부분이 당일치기나 1박 2일 단기 관광에 그치고 있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실질적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구곡순담(구례-곡성-순창-담양) 연계 관광이 가장 실현가능성 높은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일 지역만으로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2박 3일 이상 머물게 하기 어렵지만, 구곡순담 연계 시 각 지역의 대표 관광지와 체험 프로그램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3박 4일 또는 4박 5일의 알찬 일정을 구성할 수 있다.

구례의 지리산 국립공원과 화엄사에서 산림치유와 사찰 체험, 곡성의 섬진강 기차마을에서 증기기관차 탑승과 섬진강변 산책, 순창의 고추장 전통테마파크에서 발효음식 만들기 체험과 강천산 트레킹, 담양의 죽녹원에서 대나무 숲 힐링과 메타세쿼이아길에서 포토 투어까지, 하루하루가 다른 매력으로 가득한 체류형 관광상품이 완성된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자연 경관, 전통문화 체험, 특색 있는 음식 문화, 인스타그램 명소가 구곡순담 벨트 안에 고루 분포되어 있어 체류형 관광상품으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각 지역에서 하루씩 숙박하며 깊이 있는 체험을 할 수 있어 관광 만족도와 지역 경제 효과를 동시에 극대화할 수 있다.

담양 관광산업, 중국 무비자 정책으로 반등 모색

담양 관광산업 부활을 위해서는 두 가지 핵심 전략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하나는 올해 9월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9개월간 한시적으로 허용되는 중국 단체 관광객 대상 무비자 입국 정책 활용과 구곡순담 연계 관광벨트 구축 등 체류형 관광상품개발이다.

이번 중국 무비자 정책은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한시적 조치로, 기존 개별 관광객들이 겪었던 비자 발급 절차와 비용 부담을 완전히 해소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중국은 작년 11월부터 우리 국민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한 상호주의 차원에서 우리나라도 중국 국경절(10월 1일~7일) 전에 한시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기로 확정했다.

특히 9월 29일 시행은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 황금연휴를 겨냥한 전략적 타이밍이다. 중국 국경절 기간에는 수억 명의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떠나는 만큼, 무비자 혜택을 받는 한국이 주요 목적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담양으로서는 코로나19 이후 사라진 중국 관광객을 다시 유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내년 6월 30일까지 9개월간 지속되는 이 정책은 국경절 기간만의 일회성 효과가 아니라, 중국의 춘절(설날) 연휴, 노동절 연휴 등 중국의 주요 휴가철을 모두 포괄한다는 장점이 있다. 담양이 안정적으로 중국 관광객 유치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다.

담양 외국인 관광객 유입 저조…이유와 해법은?

올해 상반기 88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지만, 연간 16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담양에서 외국인 관광객 비중은 여전히 1% 남짓에 불과하다.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들은 서울, 부산, 제주는 물론 전남에서도 여수와 순천에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관광객들의 여행 패턴이 크게 변화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과거 면세점 쇼핑 중심의 관광에서 최근에는 K-컬처 관광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바뀌었다. K-드라마 촬영지 방문, K-팝 성지순례, 한국 전통문화 체험 등이 중국 관광객들의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개별여행(FIT)이 늘면서 교통 접근성과 관광 정보 부족으로 담양까지 오는 외국인 관광객은 많지 않다. 담양 관광협회 관계자는 "죽녹원과 메타세쿼이아길의 아름다움이 해외에 충분히 알려지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라고 말했다.

구곡순담 연계 관광상품은 체류형 관광 개발에 최적화된 조건을 제공한다. 1일차 구례 지리산과 화엄사에서 전통 사찰문화를 체험하고, 2일차 곡성에서 증기기관차를 타며 섬진강의 정취를 만끽한 뒤, 3일차 순창에서 고추장 만들기 체험과 강천산 트레킹을, 4일차 담양에서 대나무 공예 체험과 전통 차 문화 체험, 죽녹원 힐링, 메타세쿼이아길 선셋 투어와 포토타임을 즐기는 코스가 가능하다.

지난 5월 순창에서 열린 '구곡순담 장수벨트 행정협의회' 정기회의 (왼쪽부터 정철원 담양군수, 최영일 순창군수, 조상래 곡성군수, 김순호 구례군수)

특히 중국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힐링과 포토 투어가 결합된 담양에서의 체험은 전체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손색없다.

담양 관광업계,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는다”

담양 관광업계도 관광산업 부활을 위해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죽녹원 인근 펜션 운영자 김모씨(55)는 "코로나 때문에 정말 힘들었지만, 중국 관광객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희망을 품고 있다"며 "중국 관광객들이 좋아할 만한 시설 개선과 서비스 준비에 열심"이라고 말했다.

담양 떡갈비 전문점들도 중국인 입맛에 맞는 메뉴 개발에 나섰다. 한 음식점 사장은 "예전에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왔을 때의 경험을 살려서 그들이 선호하는 맛으로 조리법을 다시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광 기념품업체들도 중국 관광객 대비에 한창이다. 대나무 공예품과 담양 특산품을 중국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포장으로 준비하고, 중국어 설명서도 제작하고 있다.

정철원 담양군수, “중국 무비자 정책은 담양 관광산업의 기회”

정철원 담양군수는 최근 열린 ‘2026년도 시책 발굴 보고회’에서 체류형 관광 활성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중국 무비자 정책 시행은 담양 관광산업에 절호의 기회”라며 담양이 가진 정원과 문화가 어우러진 관광쟈원 활용을 강조했다.

이어 “관광업계와 군민들이 이미 준비 중인 만큼, 군도 중국어 안내체계 구축, 관광 인프라 개선, 광역 관광상품 개발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군민과 함께 동행하는 실용군정을 실현하겠다”며 담양의 국제 관광도시 도약을 위한 포부도 내비쳤다.

담양 관광산업 부활, 군민이 힘을 모아야 할 때

담양 관광산업의 부활은 관광업계만의 일이 아니다. 모든 담양 주민들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친절한 담양의 모습, 깨끗하고 아름다운 담양의 환경,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담양의 문화가 모두 관광 자원이 되기 때문이다.

88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는 시대, 담양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관광산업 부활의 새 역사를 써나가야 할 때다. 내륙관광 1번지의 명성을 되찾고, 더 나아가 전남을 대표하는 국제적 관광지로 도약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바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