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신문] 최근 농촌 소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절반 이상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으며 농가 인구는 해마다 줄고 있다.

이는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식량안보, 농업의 지속 가능성, 지역 균형 발전과 직결된 중대한 과제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15일(금) 국회에서 문금주·이원택 의원이 주최하고 햇빛나눔 영농형태양광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준)가 주관한 영농형 태양광 논의가 열렸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단순하다. 빠르게 번지는 농촌 소멸을 막기 위해 농업인이 스스로 안정적 소득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 그리고 그 대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영농형 태양광 사업이라는 점이다.

농업인 주도의 새로운 모델

그동안 태양광 사업은 대기업과 대규모 자본 중심으로 추진되며 농촌 내부의 이익 환원 구조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영농형 태양광은 구조 자체가 다르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 위 일정 높이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위에서는 전기를 생산하고 아래에서는 농사를 짓는 방식이다. 농업인이 직접 사업의 주체가 되어 운영하며,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기본소득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가 분명하다.

협동의 힘으로 만드는 변화

농업인들이 사회적협동조합을 구성해 정부 지원을 최소화하고, 설치와 운영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하려는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

보성농협 문병완 조합장의 실증 사례 발표는 이러한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농업 생산과 전력 생산을 병행하면서도 작물 수확량을 유지하고 참여 농가에 안정적인 추가 소득을 제공한 성과는 농촌이 스스로 변화를 만들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러한 접근은 에너지 전환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결합한 농촌 자력갱생 모델로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넘어야 할 과제들

물론 영농형 태양광이 농촌의 미래 비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명확하다.

첫째, 사업 기준의 명확화가 필요하다. 어떤 농지에서, 어떤 작물과 결합해, 어떤 구조로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

둘째, 농업인 중심의 수익 구조 보장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외부 자본이 사업 주도권을 가져가는 구조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

셋째, 환경적 영향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지속되어야 한다. 작물 생육을 위한 일조량 확보, 토지 활용도, 생태계 영향 등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개선해야 한다.

넷째, 지자체와의 협력 체계가 안정적으로 구축돼야 한다. 지역 특성에 맞는 제도적 지원 없이는 농가 단독 추진이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원칙은 단 하나다. 영농형 태양광의 주체는 반드시 농업인이어야 한다.

농촌의 미래를 여는 마중물

농촌 소멸 문제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현안이다. 농촌이 스스로 살아갈 힘을 회복할 수 있는 제도적·경제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 영농형 태양광 사업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 농촌이 선택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되살아나는 농촌을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같다. 영농형 태양광 사업이 농업인의 지속 가능한 소득 기반이자 농촌 활력 회복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제 정부는 농업인 주도 원칙을 보장하는 제도적 틀을 마련하고, 지자체는 지역 맞춤형 지원 체계를 구축하며, 농업인은 협동과 자립의 힘으로 새로운 농촌의 미래를 열어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