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호 국민주권교육포럼 대표

[담양신문] 인공지능은 이미 사람들의 일상과 산업, 행정, 그리고 교실 속으로 깊이 들어와 있다. 단순한 기술 활용을 넘어 사람과 상호작용하여 창의성을 발휘하며 점점 인간의 기능을 대체해 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AI가 사회에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따라 앞으로 인류의 문명도 달라질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AI는 인간에게 삶의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는 것이다. AI가 아무리 급격한 기술혁신을 가져온다 하여도 우리는 그 기술에 종속되어서는 안 된다. 교육적 통찰은 여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교육은 인간의 주체적 삶을 보장하고 공동체를 연결하여 인류 사회를 지속할 수 있게 한다. AI가 인류 사회에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고 있지만 그 가치와 방향은 교육을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교육의 본질을 지키면서 AI와 공존하고, 인공지능을 통한 교육혁신을 가져오는데 가장 적합한 곳은 어디일까? 산업화, 정보화 시대를 넘어 지능화 시대에 사람과 공동체, AI가 공존하는 미래 사회의 서막을 여는 곳은 대도시보다 기초자치 시군 지역이 더 적합할 가능성이 크다. 전남은 그런 면에서 한국 교육의 미래를 가늠해가는 최적의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전남이 도민들의 삶의 지혜를 바탕으로 AI 시대를 주체적으로 열어가는 교육 정책을 제시함으로써, 한국 교육의 질적 도약을 알리는 도화선이 되기를 기대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작은 학교는 생존의 문턱 앞에 서 있다. 청년은 지역을 떠나고, 아이들의 성장 기회는 출생지가 결정한다. 교육이 아이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경쟁에 아이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변질하고 있다.
이제 교육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다시 세워야 한다. (가칭)‘사람을 키우는 전남 AI 교육특구’를 조성하여 AI가 아이를 돕고, 교사를 지키고, 지역을 살리는 교육을 만들어야 한다. 인공지능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 기술 중심이 아니라 교육 중심의 AI 교육이 되어야 한다.

첫째, ‘학생을 키우는 AI’

모든 학생이 AI를 주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AI 리터러시와 AI 윤리는 단순한 선택과목이 아니라 미래 시민이 갖추어야 할 기본 역량이다. 유·초·중·고를 관통하는 AI 시민 개발해 비판적 사고력·윤리·창의성을 중심에 두고, AI 기반 학력(역량) 진단과 개인별 학습 분석, AI 튜터링, AI 진로상담 등을 통해 학생 한 명 한 명을 놓치지 않는 교육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특히 농산어촌·도서 지역, 작은 학교, 특수학교, 다문화 학생에게도 동일한 AI 학습 접근권을 보장하는 것은 교육 정의의 실현이자, 지역 소멸을 막는 가장 강력한 전략이다. 교육은 태어난 지역에 따라 차별되어서는 안 된다.

둘째, ‘학교를 돕는 AI’

오늘 학교에서 가장 절박한 문제는 AI 교육도, 디지털교과서도 아닌 교사가 버티기 어려운 업무 환경이다.
각종 회의, 공문, 평가, 서류, 보고…. 교사들이 아이 옆에 있을 시간이 없다.
그래서 ‘AI 학교 업무 통합지원 플랫폼’과 ‘교직원 전용 AI 조교 ‘JneGPT’를 제공하고자 한다. 문서 작성, 일정 관리, 데이터 분석, 학습자료 제작, 상담 기록 등을 자동화하여 교사가 아이 곁으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 AI는 교사를 대체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셋째, ‘지역을 살리는 AI’

교육은 삶과 연결되어야 의미가 있다. 전남의 AI 교육특구는 단순한 학교 정책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 전략이다. 해상풍력·농생명·스마트양식·바이오·관광 등 전남의 산업과 AI 교육을 연계하여, 아이들이 배운 내용을 지역에서 일로 연결하고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진로-진학-취업-정주’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남 ‘AI 미래 교육센터’를 설립하고, 대학·기업·지자체·교육청이 함께 만드는 거버넌스를 구축하고자 한다. 지역공동체가 교육을 책임질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져야 지역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의 중심을 사람에게 되돌리자

AI는 선택이 아니라 이미 현실이다. 그러나 AI 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창의성과 윤리, 공동체성, 협력, 질문하는 능력. 이것이 AI가 인간을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이며, 교육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다.

전남에서 시작하려는 AI 교육특구는 단순한 정책이 아니다. 희망을 되돌려 놓기 위한 결단이며,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약속이다. 아이를 지키기 위해, 교사를 지키기 위해, 지역을 지키기 위해 AI를 도구로 삼는 교육혁명, 그 전환을 전남에서 시작했으면 한다. 사람을 키우는 AI, 지역을 살리는 교육. 이것이 미래 교육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