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순창군 일품공원 야외광장에서 열린 '기본사회 순창본부 출범식 및 순창군 농어촌기본소득 공모 선정 축하 한마당' 행사.

[담양신문] 2026년 1월부터 시행될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로 전국 7개 지자체가 최종 선정되면서, 선정된 지역과 탈락한 지역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9개 지자체의 치열한 경쟁 끝에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남 청양, 전북 순창, 전남 신안, 경북 영양, 경남 남해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매월 일정 금액을 지역화폐로 지급받게 된다.

“3년 준비의 결실”... 순창군 2000명 모여 환호

전북 순창군은 지난 24일 일품공원 야외광장에서 '기본사회 순창본부' 출범식과 함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 선정 축하 한마당을 대대적으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균승 사단법인 기본사회 부이사장, 손종석 순창군의회 의장과 의원들, 순창미래발전협의회 관계자, 일반 군민 등 2,00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열기를 더했다.

최영일 순창군수는 출범기념사에서 “49개 군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순창군이 농어촌기본소득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된 것은 3년에 걸친 준비와 노력의 결실”이라며 “군민이 직접 참여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순창형 기본소득 모델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생활 안정·인구 유입 기대”... 주민들 반색

선정 지역 주민들은 경제 활성화와 생활 편익 증진, 특히 인구 유입 효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순창군 5일장에서 만난 김모 씨는 “나처럼 70세 이상 고령 주민들은 기존 노령연금과 노인 일자리 사업에 기본소득까지 더하면 월 100만 원가량 받아 손주들 용돈 걱정이 없다”며 “이제는 손주들 용돈까지 챙겨줄 수 있다”고 기뻐했다.

실제 시범사업지 선정 이후 외부 지역에서 전입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전남 신안군 기획예산과 관계자는 "군청과 읍·면 사무소로 전입 관련 문의전화가 하루 10건 이상 오고 있으며, 실제 전입 신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시범사업 확정에 들끓는 주변 지역...사업확대 여론 확산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확정 소식에 인근 지역 주민들의 실망과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1차 심사를 통과했던 지역은 물론, 신청조차 하지 않은 담양과 완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높다.

전북 장수군의회는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1차 심사를 통과한 전국 12개 시‧군 전체로 시범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수군의회는 “전국 최저 인구와 열악한 소득 구조를 가진 장수군이야말로 농어촌 기본소득의 실효성을 입증할 최적지임에도, 전북권에서 순창군만 선정된 것은 지역 형평성 측면에서 아쉽다”며 “1차 심사를 통과한 12개 시‧군은 이미 정책 역량을 인정받은 만큼, 정부는 제외된 5개 지역을 추가 지정하고 국회는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양·완도 “왜 우리만 빠졌나”… 실망과 우려의 목소리

담양군은 이번 사업에 아예 신청하지 않아 군민들의 실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담양군 창평면의 박모 씨는 “이웃 순창은 3년 전부터 준비해 선정됐다는데, 우리 담양은 왜 신청조차 안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는 담양도 심각한데 군청이 손 놓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담양읍의 이모 씨 역시 “순창은 매월 15만 원씩 받는다는데 우리는 구경만 하게 생겼다”며 “담양군이 왜 이런 좋은 정책을 외면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고서면의 한 농민은 “젊은 사람들은 다 떠나고 노인들만 남아 농사짓는 현실에서 이런 지원이야말로 농촌을 살리는 길”이라며 “다음 기회에는 꼭 신청해서 담양 군민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완도군 주민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금일면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이모 씨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젊은이들이 다 떠나고 노인들만 남았는데, 순창은 기본소득 덕분에 숨통이 트였다더라”며 “섬 지역은 교통비나 생필품 값이 더 비싸 이런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하고, “다음 기회에는 완도도 반드시 참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담양군 대전면 정모 씨는 “가뜩이나 열악한 지자체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고, 전체 농어촌 지자체에서 시행하면 나라 재정도 엄청나게 투입될 수밖에 없을 텐데 걱정스럽다”면서 “지자체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도 정책 효율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은 2026년 1월부터 2년간 시행되며, 선정된 7개 지자체의 농촌 거주 주민 전체가 대상이다. 정부는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전국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