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호의 산을 넘어야 담양이 산다

칼럼
이개호의 산을 넘어야 담양이 산다
- 4선 국회의원의 굴욕...이개호 마케팅 없는 담양군수 후보들
  • 입력 : 2026. 04.14(화) 08:50
  • 김도균 기자
[담양신문] 담양 정치판에 기이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군수 선거가 코앞인데, 지역구 국회의원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박종원 예비후보도, 이규현 예비후보도, 민주당 최종 결선을 다투는 두 예비후보 모두 이개호 의원의 사진 한 장 내걸지 않았다.

더 놀라운 것은 담양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같은 선거구인 영광, 함평, 장성의 군수 예비후보들 역시 단 한 명도 이개호 의원의 얼굴을 선거 홍보에 활용하지 않고 있다.

4선 의원이다. 정책위의장을 지낸 중진이다. 그런데 자신의 텃밭에서, 심지어 자신의 출생지에서조차 예비후보들이 '함께 찍힌 사진' 한 장 꺼내기를 꺼린다. 이것이 우연일까? 아니다. 이것은 지역 민심이 보내는 가장 냉정한 신호다.

지난해 재선거 이재종 파란이 남긴 질문

지난해 담양군수 재선거 과정을 돌이켜보자. 2월 13일 이병노 군수 선고일 이후, 2월 28일 1차 경선이 열렸고 3월 10일 후보가 결정될 때까지 정치 데뷔 약 한 달 만에 민주당 공천권을 거머쥔 이재종 후보의 돌풍은 호남 민주당 정치사를 넘어 전국 정치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사건이었다.

그를 선택한 것은 조직도 아니었고, 중앙당의 지원도 아니었다. "이재종을 중앙당이 꽂았다"라는 말이 나왔지만, 그것 또한 지역구 국회의원을 비난하기 위한 근거 없는 음해의 도구였고 그 피해는 후보가 고스란히 떠안았던 게 지역사회의 중론이다. 권리당원 모집조차 변변치 못했던 신예가 거대한 파란을 일으킨 그 본질은 단순했다. 변화에 대한 갈망이었다.

그러나 정작 주목해야 할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이재종 후보는 결국 패배했다. 하지만 더 뼈아픈 사실은 이개호 의원의 출생지인 대전면에서조차 민주당 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점이다. 자신의 상징적 지지 기반인 고향에서조차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한계를 드러낸 것 이것이야말로 현재 이개호 의원 리더십의 민낯이다.

'국회의원 마케팅'의 소멸이 의미하는 것

과거 담양 선거에서 "이개호 의원이 밀어주는 사람"이라는 타이틀은 가장 강력한 선거 무기였다. 그 후광을 빌리기 위해 예비후보들은 앞다퉈 사진을 찍고, 인연을 강조하고, 지지 선언을 받으려 했다.

그런데 지금은 거꾸로다. '이개호 마케팅'은 오히려 리스크가 됐다. 예비후보들이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유권자들은 "누구의 사람이냐"보다 "누가 담양을 바꿀 수 있느냐"를 묻기 시작했다. 중앙 정치에서의 중량감과는 별개로, 지역구 관리와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쌓인 피로감이 그대로 투영된 결과다.

이것은 유행의 변화가 아니다. 이것은 지역 정치가 국회의원 한 명의 의중에 따라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는, 담양 유권자들의 독립 선언이다.

담양 민주당의 최고의 리스크는 이개호 의원이다

직설적으로 말하자. 지금 담양 정치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외부에 있지 않다. 리스크는 안에 있다. 공천 과정의 불투명성, 당내 갈등 봉합 실패, 지역 발전 전략의 부재, 이 모든 문제의 중심에 4선 의원의 리더십 공백이 자리하고 있다.

"중앙에서는 큰 정치를 할지 몰라도, 담양의 바닥 민심을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은 보이지 않는다."


중앙 정치의 무게를 자랑하는 동안, 담양의 바닥 민심은 조용히 등을 돌리고 있었다. 국회의원의 역할은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중앙으로 가져가는 것이지, 중앙의 논리로 지역을 재단하는 것이 아니다.

동문 박종원 vs 동향 이규현. 결국은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결선에 오른 두 예비후보인 금호고 동문 박종원과 같은 고향 출신인 이규현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개호 의원과 인연이 닿아 있다. 그러나 둘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당선 이후의 과제는 하나다. 바로 이개호의 산을 넘는 것이다.

담양 유권자들은 이미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있다.

'누구의 사람인가'가 아니라, '누가 지역을 바꿀 수 있는가'다. 출생지에서조차 설득력을 잃어버린 낡은 리더십 대신, 이제는 진정성 있는 지역 발전 전략과 갈등 조정 능력이 담양 정치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확인된 이개호 의원의 리더십 부재는 향후 지역구 총선 지형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낡은 리더십이 물러날 때, 비로소 담양이 산다.
김도균 기자 dysm.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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