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글을낳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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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글을낳는집’
- 단순한 창작 공간을 넘어, 담양 홍보 역할 톡톡
- 입주작가들과 함께 ‘세월호 유품시’사업 참여
- 전국 작가들을 사로잡은 세설원(洗舌園)의 밥맛
  • 입력 : 2024. 08.06(화) 11:30
  • 담양신문
▲ 사진 : LOST 416 in Memory 김규성 시인의 유품시‘필통’
[편집자 주]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글을낳는집’ 은 생활인구 증대를 위한 담양신문의 특집기획 제1편 ‘작가들과 함께 하는 ‘플레이스메이킹 in 담양’ 의 후속 기사입니다.

글을 낳는 집의 영향력은 담양을 알리는‘홍보 효과’와 우리 사회 전체를 위한 ‘선한 영향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자는 글을 낳는 집, 입주작가, 독자들, 그리고 담양군과 담양군민이 주체가 되는 유기적 관계의 결과물입니다. 후자는 글을 낳는 집과 연계된 작가들의‘사회적 책임 ’ 실천입니다.

담양을 알리는‘홍보효과’는 미시적, 거시적 홍보로 나눌 수 있습니다. 미시적 홍보는 글을 낳는 집을 거쳐 간 작가들에게 담양을 알리는 것입니다. 거시적 홍보는‘독자들’중심의 타겟마케팅입니다. 작가들은 작품과 관련된 콘텐츠를 통해 독자층을 형성해야 하고, 담양군은 창작 장소인 담양에 그 독자들을 불러들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책임 ’실천은 글을 낳는 집과 연계한 작가들의 합작품입니다. 이는 작가들이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작품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사회변화를 이끌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입니다. 대표적 예로는 글을 낳는 집 김규성 시인과 입주작가 4명이 함께 참여한 세월호 유류품 전시회 ‘LOST 416 in Momory’의 유품시(詩) 사업참여가 있습니다.

이 글의 목적은 담양군과 담양군민에게 글을 낳는 집의 ‘홍보 효과’와 ‘선한 영향력’을 알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글을 낳는 집의 영향력이 지속 가능하도록 담양군과 담양군민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합니다.

또한‘플레이스메이킹 in 담양’ 프로젝트는 창평면 소재 ‘매화나무집’에서 글을 낳는 집 작가들, 담양군민, 그리고 독자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행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담양신문]■ 담양 사람들만 모르는 ‘글을낳는집’

글을 낳는 집의 주소는 담양군 대덕면 용대리 555번지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작가들은 이 주소를 입에 달고 다닌다고 한다. 담양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주소 없이 ‘글을낳는집’ 이름만으로는 찾아가기 어렵다는 말이다.

흥미롭게도 이 집은 2010년부터 전국 400여 명의 작가들에게 숙식을 제공해 온 창작 공간이며, 전국의 창작자들에게는 서로 들어오고 싶어 줄을 서는 이른바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 '글을낳는집' 김규성 촌장과 안주인 김선숙 세설원 대표

옛말에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등잔 밑은 어둡다. 지난 14년 동안 글을 낳는 집은 담양군과 담양군민에게는 생소한 곳으로 남아있었다. 이제는 글을 낳는 집의 가치를 새로운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그 입지를 새롭게 넓혀야 할 때다.

또한 2021년부터 정부는 22개 지역(인구감소지역 18개, 관심지역 4개)의 여건과 인구감소지수를 기준으로 매년 1조원씩 총 10조원의 예산을 지방소멸 대응기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외부인에게 담양을 알리고 방문을 유도하는 글을 낳는 집의 공익적 기능은 담양군의 지방소멸대응기금 운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 '글을낳는집'의 영향력

담양군 입장에서 볼 때, 글을낳는집의 가치는 홍보 효과이다. 이곳은 지난 14년 동안 작가들과 담양을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통해 담양을 알려 왔다.

여기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원로작가들부터 중진, 그리고 신진작가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작가들의 우상인 송기원 작가,** 세계적 권위의 전미번역상을 수상한 김이듬 시인, 판매부수 100만 부를 넘긴 ‘불편한 편의점’의 김호연 작가 등이 있다. 또한 담양군만의 특색있는 문학상으로 자리잡은 송순문학상 수상자 김나비 작가도 있다.

이 홍보 효과를 구성하는 4가지 요소가 있다. 글을낳는집, 입주작가, 독자층, 그리고 담양군과 담양군민이다. 이 구성 요소의 결합 방법에 따라 홍보를 미시적 관점과 거시적 관점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미시적 관점의 홍보다.

글을낳는집의 운영자이자 ‘촌장님’으로 불리는 김규성 시인이 자비로 운영하는 탐방프로그램이 그 중심에 있다.

애초에는 담양이 낯선 입주작가들의 무료함을 달래주고 작품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목적이었다고 한다. 김 촌장의 담양 사랑 이야기와 함께 담양의 역사와 문화를 만나는 탐방프로그램은 글을낳는집의 공식 행사로 자리 잡았다.

나아가 글을낳는집을 퇴소한 작가들이 이 탐방프로그램에 합류하면서 입주작가들과 함께 합평회와 멘토링, 그리고 북토크 모임으로 확대됐다. 자주 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장소도 정해졌다. 창평의 ‘매화나무집’ ***이다.

지난 6월 김규성 시인과 함께 담양에 산재한 명소를 탐방한 입주작가들은 입주작가는“담양의 역사에 대해 촌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역감정의 선입견이 없어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다른 입주작가는 “담양 탐방을 하면서 창평엿과 엿치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며 “어린 시절 향수를 담은 소재로 동화책을 쓰고 싶다”는 계획을 전했다.

거시적 홍보는 미시적 홍보에 작가들의 작품과 작품 활동, 그리고 ‘독자층’ 또는 ‘팬덤(fandom)’까지 포함한 미래지향적 개념이다. 입주작가들과 담양군 양쪽 모두에게 필요한 독자층은 입주작가들과 담양군이 협력할 동기를 부여한다.

작가들은 독자들을 만나기 위해 글을 쓰고, 콘텐츠를 개발하며, 소셜 미디어까지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작가들 못지않게 담양군 또한 담양을 알리고 생활 인구를 늘리는 방편으로 입주작가들이 형성한 독자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거시적 홍보 효과에 대해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입주작가들의 작품에 담양이 스며들어 있다는 사실이다. “작가들의 작품은 작가들의 생각뿐만 아니라 작가들을 둘러싼 환경도 반영한다”며 “글을 낳는 집에서 집필한 작품에는 알게 모르게 담양 관련 스토리도 있다”고 홍종의 작가는 설명했다. 이를 통해 작가들은 독자들에게 담양을 알릴 수 있으며, 독자들이 담양을 방문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플레이스메이킹 in 담양’ 프로젝트의 성공은 담양군의 생활인구 증대와 주민복지의 실천에 기여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선제조건인 글을 낳는 집의 미시적 홍보가 지속 가능해야 한다.

작가들이 담양에 머무는 동안 담양에 대해 알아가고 동시에 독자들에게 담양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을 낳는 집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이며, 담양군과 담양군민에게 남겨진 과제다.

■ 글을 낳는 집의 사회적 책임 실천

지난 3월 29일부터 5월 5일까지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물품 특별전이 안산 문화예술전당에서 열렸다. 이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전시회가 있었다. 주인을 찾지 못한 50개의 유품에 메시지를 담은 ‘LOST 416 in Memory’의 유품시(詩) 전시회이다.

이 유품시(詩) 사업에 총 6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사업을 주관한 조경희, 김영미 동화작가와 글을 낳는 집에 입주하고 있었던 윤형근, 송기역, 이태관 시인과 김규성 촌장이다.

김 촌장은 당시의 심정을“주인 없는 유품을 소각한다고 하니 마음이 울컥했다”며 “유품 하나 하나 희생자들의 마음을 대신해서 시를 담았다”고 회고했다.

또한 “넉넉하지 않는 사업비에도 발벗고 나선 조 작가와 바쁜 와중에도 흔쾌히 동참한 입주 작가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대다수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사회적 부채의식을 인식하고 있지만 이를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김 촌장과 글을낳는집 입주작가들의 유품시 사업 참여는 우리 사회를 더 나은 사회로 변화시키는 행동이며, 이는 우리 모두에게 선한 영향력으로 다가온다.
▲ 김선숙 대표가 장독대에서 발효 식초를 확인하고 있다

■ 글을낳는집 ‘집밥’의 미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아르코’)에서는 일정 규모를 갖춘 창작공간제공 프로그램 (이하 ‘레지던시’)의 운영자금을 지원한다. 아르코는 매년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작년에도 전국에서 7개 단체를 선정했다.****

2010년부터 계속해서 아르코의 운영지원단체에 선정된 사실 자체로도 글을 낳은 집이 전국 상위의 레지던시임을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현재도 내년 입주를 기다리는 작가들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그 이유에 대해 “집밥”이라는 작가들의 답변이 압도적이다. 외국의 레지던시와 달리, 우리 나라의 창작레지던시는 작가들에게 식사를 제공한다. 그중에서도 글을낳는집의 식사는 전국 작가들에게 최고의 집밥으로 평가받고 있다.

약선요리 전문가인 안주인 김선숙 씨가 작가들이 창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금 특별한 세 끼를 직접 챙기기 때문이다.

“레지던시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게 먹는 거거든요. 자기가 직접 해 먹어야 한다든가 아니면 구내식당 밥을 먹는 곳이 대부분이예요, 여긴 달라요. 건강식으로 사모님이 다 챙겨주시니까 그만큼 더 글을 쓰는 데 집중을 할 수 있어요. 몇 년 전 여기 체류했던 집사람도 다시 오고 싶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강병철 작가는 작가들이 손꼽는 이곳의 집밥에 대해 설명을 자처했다.

송미성 작가는“사모님이 작가님들의 체질이나 건강 상태를 다 캐치하고 계세요. 아침에 반찬을 해 오시면서 소화가 안 된 분이나 늦게까지 작업하신 분들을 위한 반찬을 따로 챙겨주셔서 밥 먹을 때 행복함을 잊지 못하고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선숙 씨는“대대로 한방에 조예가 깊었던 외가의 영향과 어렸을 때부터 저체온증에 시달렸던 제가 쑥즙과 구절초, 육모초즙의 효과를 체험해 효소를 만들다 보니 세설원(洗舌園) *****이 탄생했다”며,“덕분에 작가들의 건강도 챙기고 글을 낳는 집 운영에도 보탬이 되어 기쁘다”고 회고했다.

미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 외국에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작가들에게 시간과 공간의 ‘선물’로 인식되고 있다.****** 작가들이 건전한 사회변화를 가져오는 대중문화 형성에 기여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사만큼은 작가 개인의 몫이다.

우리나라도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점차 ‘숙식’을 제외한 ‘공간’만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아르코는 올해 7월부터 전국 총 73개의 공유오피스에서 총 400여 명의 작가가 3개월간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동일한 예산 범위에서 더 많은 작가에게 근거리의 창작 공간을 제공하려는 취지는 좋다. 다만 이 공간이 주로 도심의 공유오피스에 집중된 점이 우려된다.

갈수록 심해지는 지방소멸과 인구감소 위기에서, 전국의 작가들이 모이는 글을 낳는 집은 담양의 사회, 문화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아르코의 지원정책의 변화에도 글을낳는집 ‘집밥’을 찾는 작가들이 줄을 잇도록 담양군과 담양군민의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

[출 처]
* 행정안전부 홈페이지 (https://shorturl.at/ekL8m).
** 송 작가는 지난 7월 31일 별세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담양군 창평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100년 고택의 원형을 유지한 카페이자 민박집이다. 글을 낳는 집 입주작가들이 자주 찾는 휴식 공간이자 합평회와 북토크 등 행사가 이곳에서 열린다. ‘플레이스메이킹 in 담양’의 세 번째 기사에서 자세히 다룬다.
**** 2023년 7개의 아르코 지원단체에는 토지문화재단, 글을 낳는 집, 부악문원, 시에그린 한국시화박물관, 예버덩문학의 집, 인송문학촌 토문재, 생골문화마을이 있다(지원금액별 순서).
***** 세설원의 한자 의미는 ‘혀를 씻는 곳’이다. 김규성 촌장과 김선숙 세설원 대표는에 따르면 설(舌)은 ‘글과 입맛’ 두 가지를 의미한다. 마음이 깨끗한 글을 낳는 집과 입주작가들의 건강한 입맛을 찾아주는 음식을 상징한다. 글을 낳는 집의 ‘집밥’이 그리운 작가들은 유명 온라인 플랫폼에서라도 세설원의 효소 상품을 구매하고 싶지만, 한정된 수량 때문에 구매가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 여러 나라의 창작레지던시 소개 (https://blog.kotobee.com/writing-residencies-2024/).

[관련 기사]
* http://www.xn--jk1bu0n8rgz0c.kr/481626708 (작가들과 함께 하는 ‘플레이스메이킹 in 담양’)
** http://www.xn--jk1bu0n8rgz0c.kr/673374076 (담양신문, ‘글을낳는집’ 작가들과 매화나무집서 인문학 강연 개최)
담양신문 dysm.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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