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윤·정현애·김상집 지음 | 한겨레출판사 | 2019년 4월 초판 1쇄, 2024년 5월 초판 3쇄 발행

[담양신문] 1980년 5월, 광주. 전남도청 인근의 작은 헌책방 '녹두서점'에서 벌어진 10일간의 처절한 사투가 39년의 세월을 거쳐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녹두서점의 오월』은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정보 전달과 시민 소통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녹두서점의 세 가족이 직접 집필한 증언록이다. 당시 서점을 운영하던 김상윤을 비롯해 정현애, 김상집 등 세 사람이 각각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경험한 5.18항쟁의 전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15평 남짓의 조그마한 책방이었던 녹두서점은 5.18 당시 고립된 시민들을 위해 수많은 대자보와 전단을 만들며 정보를 전달해주는 상징적인 공간이었다. 전남도청과 더불어 5.18항쟁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 장소였다.

이 책은 감옥, 서점, 거리에서 마주한 항쟁의 열흘간을 통해 항쟁지도부와 기층민들의 얼굴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항쟁의 전 과정과 에피소드를 상세히 담아냈다. 세 명의 저자는 각자의 시선으로 같은 시간을 기록함으로써 5.18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다.

특히 이 책은 "39년이 흘러지만 여전히 몸서리치는 기억이고 고통스러운 복기"라고 저자들이 토로할 만큼 생생한 당시의 증언을 담고 있다. 서점 가족의 눈으로 본 80년 오월에 대한 증언이자, 살아남은 자들이 이어간 또 다른 항쟁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유신정권에 맞서 싸웠던 이들이 1980년 오월 광주에서 다시 한 번 역사의 현장에 서게 된 과정, 그리고 그들이 목격하고 경험한 시민들의 저항 의지와 연대의 힘이 책 전반에 걸쳐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이 책의 출간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기록하고 전하려는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를 직접 경험한 증인들의 목소리가 점점 귀해지는 상황에서, 녹두서점 가족의 증언은 역사적으로 매우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녹두서점의 오월』은 5.18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망하고, 항쟁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중요한 기록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현대사의 아픈 기억을 직시하며,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이 책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기억의 책임과 그 가치를 전한다.

■ 저자 소개

저자 김상윤

전남대 학생으로 박정희 유신정권에 반대하다 제적당한다.
이후 독서모임에서 활동하다가 당시 금서로 지정된 인문사회과학서를 학생과 시민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1977년 계림동에 녹두서점을 열었다. 현재 윤상원기념사업회 고문을 맡고 있다.


저자(글)정현애

1977년 친구를 따라 녹두서점을 처음 찾았다가 그 인연으로 녹두서점 주인과 결혼했다.
1980년 5월 중학교 교사로 일하며 실질적으로 녹두서점의 살림을 책임졌다. 현재 오월 어머니집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저자(글)김상집

김상윤의 남동생. 33개월의 군복무를 마치고 1980년 5월 1일 제대해 방직공장에 취직한다.
그러나 곧 항쟁이 벌어지며 시민군에 뛰어든다. 현재 5·18구속부상자회 광주지부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