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흠 교수가 담양군 월산면에 위치한 용흥사의 역사적 의의와 보물로 지정된 범종 등을 중심으로 작가들에게 해설을 진행하고 있다.

[담양신문] 담양 대덕면 소재 '글을낳는집' 김규성 촌장(시인)은 지난 16년간 전국에서 모인 작가들을 대상으로 담양의 가사문화를 알리고 전남북 일원의 역사문화유적을 탐방하는 월례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해 왔다.

김 촌장은 2010년부터 담양을 중심으로 한 가사문학권의 가치를 전국 문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매월 1회 정기적으로 ‘역사문화유적탐방‘을 기획하고 진행해 왔다.

16년간 지속되어 온 이 프로그램은 담양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화순, 장성, 곡성, 광주 등 전남북 일원의 숨겨진 비경과 역사적 가치를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참가 작가들에게 이러한 탐방은 창작 활동의 핵심 동력원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촌장은 “이 프로그램은 작가들에게 ‘잠수부의 산소호흡’과 같은 필수적인 창작 에너지를 제공한다”며 운영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 26일 진행된 탐방에서는 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씨 설화가 서린 담양 용흥사를 비롯해 고창 방장산 자연휴양림,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인 법성포 조아머리 등을 방문했다. 특히 국문학자이자 불교 전문가인 이도흠 한양대 명예교수가 동행해 각 유적지에 대한 전문적인 해설을 제공해 탐방의 깊이를 더했다.

참가 작가들은 이러한 정기 탐방을 통해 남도 특유의 인심과 다채로운 풍물, 민중의 애환을 직접 체험하며 작품의 소재와 영감을 얻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세인 작가는 “염산면 두우리에서 본 갯벌 위 노을을 보며 문득 눈시울이 뜨거워졌다”고 소감을 밝혔으며, 명은숙 동화작가는 “아쉬운 마음을 노을의 잔상에 달래며 깊은 여운을 느꼈다”고 전했다.

사막을 걷는 시인으로 잘 알려진 김금용 시인은 오는 11월, 《시결》 회원 40여 명과 함께 글을낳는집 역사문화유적탐방을 공동진행하며, 담양의 지역문화와 아름다운 풍경을 회원들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밝혔다.

해가 지면서 반사되는 빛과 갯벌의 질감이 어우러져 경이로운 장관을 만들어낸 염산면 두우리 일몰

김규성 촌장의 이러한 16년간의 꾸준한 노력은 담양의 가사문화를 전국에 알리는 동시에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국에서 모인 작가들이 담양을 거점으로 전남·북의 역사문화를 체험하고 이를 창작에 반영함으로써, 지역 문화 확산과 문학적 재창조는 물론, 담양을 전국의 작가와 독자들에게 알리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촌장은 “앞으로도 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담양을 중심으로 우리 지역문화를 전국에 알리고, 작가들에게 창작의 영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