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고려인 미술거장 문빅토르 화백(사진 왼쪽)이 홍종의 작가와 동화 〈고려아리랑〉 삽화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고려인마을 제공)

[담양신문] 담양군민들에게 인문학 이야기를 전해온 '글을낳는집' 활동 작가 홍종의가 또 한 번 의미 있는 역사적 작품에 도전한다.

지난 18일 광주 광산구 고려인마을주민관광청에서 열린 동화 출판 계약 조인식을 통해 홍종의 작가의 신작 〈고려아리랑〉이 세상에 나올 길이 열렸다.

역사의식 고취를 위한 동화 창작에 매진해온 홍 작가는 항일운동을 다룬 〈노래를 품은 섬 소안도〉, 임진왜란 당시 소년 포로의 삶을 그린 〈칼을 이긴 큰 붓〉, 일제강점기 인권 해방운동을 주제로 한 〈공평한 세상 저울〉 등을 통해 아동문학계에서 ‘역사동화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역사 의식은 이제 고려인이라는 더 넓은 디아스포라의 역사로 확장되고 있다.

세계적 거장 문빅토르와의 만남, 예술과 문학의 협업

이번 〈고려아리랑〉 출간에서 주목할 점은 세계적인 고려인 미술거장 문빅토르 화백이 직접 삽화 작업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홍 작가의 섬세한 문학적 감성과 문빅토르 화백의 깊이 있는 역사 인식이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홍 작가는 “문빅토르 화백님의 그림을 통해 고려인의 아픔과 희망이 더욱 생생하게 전달될 것”이라며 “글로만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그림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려아리랑의 의미, ‘고려아리랑’ 동화로 탄생

이날 조인식에는 출판사 키큰스토리 이학수 대표, 백승현 대동문화재단 전문위원, 최창인 고려인마을주민관광청 자문위원, 김병학 월곡 고려인문화관장이 함께 참석했다.

〈고려아리랑〉은 고려인마을 신조야 대표와 마을에 사는 10살 소녀 아리샤를 모델로, 고려인의 강제이주와 광주 정착 이야기를 어린이 시선으로 풀어낸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고려아리랑'은 김병학 문화관장이 작사하고 고려인 작곡가 한야꼬브가 곡을 붙인 노래에서 따온 것으로, 2015년 카자흐스탄에서 초연된 후 전 세계 고려인들의 애창곡이 되었다.

아이들에게 역사를 전하는 것이 작가의 사명

홍 작가는 “고려인마을을 모티브로 한 동화는 거의 없었다”며 “역사를 단순히 기록으로 남기는 것보다 동화로 풀어내는 것이 아이들에게 훨씬 교육적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려인마을은 물론 국내 귀환 고려인 동포 자녀들이 한국의 또래들과 어떻게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지를 작품 속에 담고 싶다”며 “담양 문화계에서의 인문학적 사유가 이제 다문화 사회의 미래를 그리는 작품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3월 출간 목표, 3·1절 기념행사서 공개 예정

〈고려아리랑〉은 내년 3월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빠르면 3·1절 기념행사에서, 늦어도 광복절에는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역사의식을 일깨우는 동화로 잘 알려진 홍 작가님이 고려인의 이야기를 써주신다는 것 자체가 의미 깊다”며 “예술과 문학이 만나 고려인의 이야기를 전한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역사와 문화 계승”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