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신문] 글을낳는집’ 작가들이 전하는 여덟 번째 인문학 이야기, 최두석 시인의 ‘시를 쓰면서 사진도 찍으면서’가 오는 16일(목) 오후 3시, 담양 창평의 100년 고택 ‘매화나무집’에서 열린다.

최 시인은 오랫동안 꽃을 중심으로 한 독특한 시세계를 구축해왔다. “꽃이 시적 화두의 중심에서 계속 피고 지고 했다”고 표현하며 “꽃에게 길을 물으면서 시를 써온 것”이라고 자신의 작품 세계를 설명한다.

그의 꽃에 대한 관심은 직접 체험에서 시작됐다. 30년 넘게 계절마다 꽃 피는 산을 찾아다닌 ‘꽃산행’은 자연 속에서 실제 꽃을 만나기 위한 여정이었다.

시와 사진의 만남, 새로운 창작 방법론

최 시인은 2022년 정년 퇴임 이후 사진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감각적으로 꽃을 느끼는 데 방해가 될까 봐" 사진을 삼갔지만, 좋은 꽃을 본 자리를 다시 찾아도 같은 꽃을 만날 수 없다는 아쉬움에 카메라를 들게 되었다.

그는 “꽃사진을 찍다 보니, 꽃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도 사진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꽃을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좋은 사진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꽃술이나 꿀샘을 안내하는 무늬처럼 섬세한 아름다움은 접사 렌즈 없이는 제대로 관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생태적 시야로 확장된 창작 세계

최 시인은 꽃에 대한 관심을 생태적인 시각으로 넓혀갔다. 그는 “꽃을 들여다보다 보면 어떤 나비나 벌, 꽃등에가 날아와 가루받이를 하는지 궁금해진다”며 “세상의 생명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꽃을 비롯한 개별 생명들을 “단순한 시적 대상이 아니라 시의 주인공들”로 여긴다. “시의 언어로 불러내어 소중히 모셔야 할 존재들이며, 사진에 담을 때도 단순한 피사체가 아니라 장면 하나하나의 주인공”이라고 강조한다.

아름다움은 자연스러움에 있다

최 시인은 “아름다운 것을 만나면 그 자체로 기쁘다”며 “지상에서 아름다움을 실현하는 대표적 존재가 꽃”이라고 말한다. 나무나 풀이 혼신의 힘을 모아 꽃을 피우는 것과 시 쓰는 자가 최선을 다해 언어예술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서로 닮았다고 본다.

그는 “아름다움은 자연스러운 데에 있다는 게 나의 문학적 신념”이라며 인위적으로 연출하는 사진에 대해서는 흥미가 없다고 밝혔다.

최 시인은 온갖 생명이 살아 숨쉬는 시세계를 구현하는 것을 꿈꾸며, 그 활기가 시의 활기로 솟아나길 바란다. 비록 이루기 어려운 소망이라 해도, 그는 개별 생명을 주인공으로 삼아 정성껏 시를 써왔고 앞으로도 계속 써 나갈 것이다.

신간 출간 기념 축하연, 문학과 음악이 어우러진다

2부 행사에서는 고성만 시인의 시조집 『마늘』, 채정 소설가의 연작소설집 『기타, 둥둥』, 그리고 이은유 소설가의 장편소설 『달의 미로』 출간을 기념하는 축하연이 열린다.

이날 행사에서는 소설가 채정이 기타 반주에 맞춰 축가를 선보이며, 세 저자의 신간 출간을 함께 기념할 예정이다.


■ 강사 소개

최두석 시인

최두석

1956년 담양에서 태어나 1980년 『심상』을 통해 등단한 최두석 시인은 『대꽃』, 『임진강』, 『성에꽃』,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필 때』, 『꽃에게 길을 묻는다』, 『투구꽃』, 『숨살이꽃』, 『두루미의 잠』 등 다수의 시집을 펴냈으며, 시론집 『리얼리즘의 시정신』, 『시와 리얼리즘』을 간행하기도 했다. 오장환문학상, 조태일문학상, 홍사용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한신대 문예창작학과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 참가 안내

인문학을 사랑하는 지역민을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글을낳는집, 매화나무집, 담양신문이 공동 주최하며, 3월부터 12월까지 매월 셋째 주 목요일마다 다양한 주제로 인문학 강연이 진행됩니다.

담양군민이라면 누구나 현장 접수를 통해 자유롭게 참여하실 수 있으며, 참가비 2만 원에는 다과가 포함되어 있습니다.